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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그래픽 디자인

기업과 소비자 간의 경계를 허문 티셔츠 왕국, Threadless

by JONNY K 2013. 3. 4.

현재 50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 실적을 기록한 프린팅 티셔츠 업체 트레들리스(Threadless)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트레들리스는 2000년 드림리스(Dreamless)라는 디자인 포럼의 회원으로 만난 제이크 니켈(Jake Nickell)과 제이콥 데하트(Jacob DeHart)에 의해 취미로 시작된 티셔츠 회사이다. 창업 자금은 각각 500 달러씩 투자하여 마련한 1,000 달러에 불과했다.

 

트레들리스의 창업자인 제이크 니켈(Jake Nickell/좌)과 제이콥 데하트(Jacob DeHart/우)

 

 

이렇게 초라하게 시작된 트레들리스의 매출은 2002년 10만 달러에서 2006년에는 1,800만 달러로 증가했고, 2009년에는 3,000만 달러로 크게 성장하였다. 기업전문가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11월 현재 2012년의 매출은 약 5,000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수익률은 약 30%를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또한 2008년에는 미국 유명 경제지 잉크(Inc.)에서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페이스북을 통해 트레들리스의 소식을 받아보는 사람은 이미 50만 명을 넘어섰다.

 

 

무엇이 트레들리스를 이렇게 성장하게 만들었을까? 트레들리스의 성장 동력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지금까지의 기업과 소비자간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생산의 주체는 기업이었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배워왔고, 아직까지도 학교에서 학생들을 그렇게 가르치고 있으며, 인터넷 백과사전을 비롯한 혁신적인 생각들로 가득한 인터넷 공간에서도 생산의 주체는 기업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트레들리스샵. 이곳에서는 대중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료 : http://beta.threadless.com/shop

 

대중 디자이너들은 트레들리스가 제공하는 디자인 가이드를 다운받아 자신이 디자인한 티셔츠 시안을 공모에 제출하게 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지는 티셔츠 디자인 시안이 무려 일주일에 평균 1,000여 개, 연평균 50,000여 개에 달한다. 공모된 디자인 시안들은 매주 트레들리스 내부직원들에 의해 10개의 디자인으로 추려지며, 이렇게 선정된 10개의 디자인 시안들은 5점을 만점으로 하는 점수 산정 방식을 통해 다시 235만 여명의 회원들로부터 평가를 받게 된다. 즉, 소비자인 일반 대중들이 디자인하고 대중들이 직접 판매할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트레들리스의 제품 선정 방식은, 기업들이 디자인하고 생산한 옷을 일방적으로 사 입는 시스템에 익숙한 우리에겐 가히 혁신적이라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트레들리스의 생산 및 마케팅 방식으로 인해 기업과 대중 모두 실질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트레들리스에서 선정한 최종 우승 디자인은 트레들리스의 쇼핑몰에서 판매된다. 이 때 상품 판매량과 상관없이 해당 상품을 디자인한 디자이너에게는 2,500 달러의 상금과 500달러의 트레들리스 상품권이 주어진다. 생산된 티셔츠가 모두 판매되어 재인쇄를 하게 된다면 500달러를 디자이너에게 추가 지급 하게 되는데, 단 한 번의 예외없이 100% 판매를 달성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제품이 재판매에 들어간다고 하며, 실제로 대중 디자이너들은 3,000~5,000 달러의 상금을 받는다고 한다. 적지 않은 보상 덕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트레들리스 전문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생길 정도다.

 

재미있는 트레들리스 티셔츠 디자인. 자료 :www.threadless.com

 

 

그러나, 실제로 더 큰 이익을 얻는 쪽은 기업이다. 특히 마케팅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디자인을 공모한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높은 점수를 받아 입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주변의 지인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하게 된다. 이들은 홍보의 방법으로 SNS를 주로 활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트레들리스는 일반 대중들에게 더 자주 노출되어 신규 회원을 창출하게 된다. 이는 곧 구매로 이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트레들리스는 그 어떤 비용도 지불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대다수의 기업들은 제품을 출시하기에 앞서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수요를 예측하기 위한 각종 시장 조사를 하게 되지만 트레들리스의 경우에는 그러한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 이미 트레들리스의 제품들은 기획에서부터 디자인 선정까지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가 반영 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고객들의 기호를 파악하거나 수요량을 예측하는 데에 추가적인 비용이나 노력을 들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제품 판매율이 예외 없이100% 이상을 달성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트레들리스의 마케팅 및 판매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더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트레들리스의 사례는 분명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산 주체로서의 독점적 지위를 포기하지 못하고 내부 조사와 결정만으로 트렌드를 완벽히 읽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대중의 트렌드는 대중이 가장 잘 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이 생산 주체로서의 독점적 지위를 대중에게 양보한다면 전혀 새로운 또 다른 가능성을 마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출처 : 크라우드산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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